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로봇을 만들었다

인간이 신을 의심할 수 있다면 로봇이라고 해서 불가능하겠는가?

2046년 K88의 유언

일억

누구든 날 풀어주면

내가 일억 준다

사람이 다 너처럼 돈이면 환장하는 줄 알아

나 서대춘 별명이 대쪽이야

내가 경찰뱃지 달고 있는 한엔

인민을 위해 너 같은 쓰레기는 모조리 철창감이야

날 매수하려 들어? 놀고 있네

난 일억 필요해

웃긴 뭘 웃어

지금 바로 법을 집행하겠다

내 일억 손대지 마

그만 둬

꼼짝마

자유다

데려가

내 계좌번호 245 289 2109야 알지

비켜 비켜

제발 저 좀 살려주십쇼

3억 드릴게요 3억

10억 줍니다

이 자식아

계속 도망칠테면 도망쳐봐

뭣하러 도망을 쳐? 총이나 잘 보시지

한번 더 기회를 주지

이래도 나라를 위해 희생할래

목숨이 중하냐 나라가 중하냐

내 목숨은 애진작 국가에 바쳤다

맘대로 해봐

과연 사나이다

윗선에서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군

다들 죽은거 아니었어?

비켜봐

천안 과학 연구소 주임 임상입니다

로봇기술을 연구하는 곳이죠

당안은 봤습니다

강직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분이더군요

방금 상황극을 통해

정말 대쪽같은 분임을 확인했습니다

상황극이었다구요

우리 주변에 이미 수많은 로봇이

숨어 살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아뇨

믿건 안 믿건간 실제로

총칼도 안 먹히고 땅을 가르고 하늘을 날고

맘대로 커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고

작정하고 달리면 차로도 못 쫓아갑니다

끝장이죠?

내가 비록 이 촌구석을 벗어나 본 적은 없지만

바깥 물정에 전혀 깜깜한건 아니오

뭘 믿고 그런 소릴 합니까

내 경험 지식 그리고 직감

직감이란 기억의 다른 말이고

그리고 지식이 시대의 변화와 발맞추지 못하면

진보의 장애물이 될 뿐이죠

깜빡 속았죠

그런 주제에 직감 운운하시긴

방금 보신 영상효과는

시각마비 기술이라는 것으로

내 조수 이명의 최신 작품이죠

국가는 이미 제1세대 지능형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우리 연구소와 공안국은 상의 끝에

로봇의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될때까지

일반사회의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사회에 투입해서는 안된다고

그래서 우리가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했죠

바로 당신 같은

무슨 얘긴지 알겠죠

알겠습니다

당안을 보셨다니까 말이지만

어렸을때부터 제 꿈은 훌륭한 경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 교통사고 당한 밤에도

병원 가서 임종조차 못 지켰어요

수년간 몇번이고 전근 신청을 했지만

절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듯 했습니다

국가가 인재를 알아본다니 다행입니다

제가 어딜 가서 뭘 하면 됩니까

가긴 어딜

전근 말입니다

내가 필요하다며요

당신이 옮겨가는게 아니라

로봇이 오겠다는 거요

그 촌구석에서 좀 꺼내달라니까 뭐요?

그놈의 로봇 썩힐 일 있소?

당신 임무는 로봇을 잘 데리고 있는거요

로봇의 정체는 비밀에 붙이고

그럽시다

대체 누굽니까

저기 와서 있네요

한 대 피우실래요

집어쳐

로봇 따위가 담배는 왜 가지고 있는거야

사회 적응의 일환이라구요

담배로 시작하면 얼굴도 틀 수 있고

그래서 흡연 기능이 있는거죠

사양마세요 사장님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콧구멍에서 무려 화살을 쏘다니

잘 봤지? 세상엔 기계가 할 수 없는 일도 있다구

꼭 그렇지만도 않죠

귀가 뭐 대수야

진짜 고수는 눈으로 피운다구

뭐라구요 눈으로 담배를 피웠어?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했죠?

인간의 오기란거요

이 동네는 콧구멍으로 뿜는게 일반이구먼

자기 남편은 언제나 온대

누가 알아

이 호구 조사

서장님이 오늘까지 끝내 놓으래

안되는데

네가 망가뜨렸어?

아냐

증거대봐

싸우긴 뭘 싸워? 대미더러 장선생님한테 전화해서 고쳐달라 그래

대미형 지금 화장실 갔어

네가 대신 좀 전화하든지

장선생님 부를거면 소매한테 시키지

컴퓨터나 고치자

여자 보는 눈이 없어

평소 행동거지를 조심하란 말이요

내가 치한이라도 우습게 볼거요

듣자니 심장 박동 소리로 치한임을 알았다는데

이게 말이나 됩니까

여자인 너도 내 앞에선 두근거리는데

남자들이야 오죽하겠어

동창 말 못 믿는거 아니지?

싸인이나 해요

원래 입구자를 이렇게 쓰는구나

서장님

배트맨 처음봐

이런 못생긴건 확실히 처음 봅니다

너보고 하는 소리야

모두에게 소개하지

상부에서 보낸 내 조수야 이름은 K1

여긴 김씨 여긴 장씨 유씨

소미 그리고 대미

대미 어디갔어?

화장실요

요새 설사를 자주 해요

일은 않고 하루종일 싸고 있어

이 사람은요?

저는 제가 소개하죠

주소매라고 해요

알았으면 됐지 무어

낯선 놈이랑 얘기 마

여기가 네 사무실이고

일 없으면 귀찮게 하지 마

풍수 괜찮네 문창성이라

승진하고 재운 붙을 명당이로군

사람 보내줘요?

나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낯선 놈이랑 얘기 말라니까

내가 망가뜨린거 아니다

소매야 컴퓨터 다운됐다며

전화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어딘가 다운된 컴퓨터가 있으면 감이 오거든

전화줄 필요가 없어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떻게 해봐요

다들 비켜봐

열을 내려주지 않으면 다운된다구

열은 없는데

감기 걸린거 아닐까요

따뜻하게 덮어줄까요

컴퓨터가 사람이냐? 쟤가 너 놀리는거야

소매 왔구나

변기 터질라 그래

당신은 여기 왠일이야

선생이면 학교에서 애나 가르칠 것이지

뻑하면 여기 와서 소매한테 집적거려

거울로 당신 이빨이나 봐

선생님 안되겠음 포기하세요

아냐 할 수 있어

잡아주지 그랬어

난 네가 할 줄 알고

비키시라

이제 문제 없습니다

변기도 고쳐놨구요

내가 고친거 맞지?

저런 놈 조심해야 한다

너희 아버지 돌아가실때 내가 약속했어

너희 자매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고

딱 봐도 겉멋 든 대도시놈같이 생겨선

우리랑 같은 부류 사람이 아냐

분명 좌천된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젊은 사람이 뭣하러 이런 시골에 오겠어

[자원한거 맞아요]

내 말이 맞지?

아무튼 겉만 보고 혹하지 마라

내가 위에서 들은 얘긴데

연애 문제로 아주 지저분한 인간이래

[거짓말이에요]

서장님

전에 부탁하신 뚝배깁니다

보긴 뭘 봐요 미남 처음 보나

내 앞으로 달아둬

왜 또 이러세요

누가 그냥 떼먹겠대

외상거래 한두번 해봐

신용거래 몰라?

하지만

나중에 보자구

신발 바닥에 돈 있는거 아녜요?

맞죠?

그랬나봐

얼마요

220원이요

그리고 전에 그

그건 다음에

돈에서 냄새난다 이거요

가자

내가 건망증이 좀 심하잖아

자나깨나 일 생각에

원래 부자들이 건망증이 좀 있대

저녁에 무슨 탕 먹을래?

말만 하면 내가 당장 고아올게

-학교가니 /-네

-숙제는 챙겼고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소청이 곧 학교 방학이라고 내려온다더라

내가 침대보 갈아놨다

저녁에 무슨 탕 하실 거예요

이미 사다놨더라

무슨 자기 집인줄 알고 드나들어

아가씨들 사는 집에 어쩜 그래

전에 문고리 고칠때

자기가 몰래 열쇠 한벌을 복사해 놨대요

아버지 동기였는데 뭐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오빠인셈 치는거죠

소청 학교 졸업하면

읍내로 옮길까봐요

아침 왔어요

뜨거울때 먹읍시다

별로 안 반기는구만

그럼 가지 뭐

열쇠는 여깄다

그런거 아녜요

어제 데려왔다는 사람 방에서 한참 시끄럽던데

뭐하는 거래요

귀찮게 하든?

알았다 당장 방 옮기라 그럴게

이 문 왜 이래?

별것도 아닌데 놀라긴

문에다 식별장치를 달았습니다

서장님 냄새가 나면 바로 열리게요

게다가 난 투시렌즈가 있어서

뭐든지 볼 수 있다구요

뭐라고

허위 신고 아니란 말예요

여기 와서 그만 소란 피워

그런 일 한두번 당한 것도 아니고

신고할거야 두고봐

-비켜봐/ -거기 놔

돌아서

보지마

일은 어떻게 되어가

거의 되갑니다요

아무튼 지난 3년간의 미결 사건 파일은 전부 찾아와

정리 됐는데요

그쪽으로는 가지 마

너 말야

돌아서 있어

미결 사건은 삼십여건 정돕니다

장씨 할머니 틀니 없어진 사건

이씨 할머니 16원 도난 사건

할머니는 현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속옷 일곱 벌과 복권이 도난당했단 신고도 있구요

왕씨네 고양이 실종 사건인데

간통을 저지르고 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왕씨와 이씨간에 폭행사건도 있었구요

그때 나간 이를 아직도 못 맞췄답니다

완전히 미궁에 빠진 사건들 뿐인데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요청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럴 필요 없고 K1 혼자서 처리할거야

넌 이거 해결 못하면

내가 그대로 상부에 고자질할거야 넌 죽었다구

멍청하시긴 로봇이 어떻게 죽습니까

여자 알몸 투시는 불법입니다

공무 수행할때만 빼구요

저 여자 속옷은?

빨간색이네요

정말 빨간색이야?

변태같으니

불법이라며

제 상급자시잖아요 명령인데 어떡합니까

너

수배자 상표가 이 근처에 나타났답니다

뭔가 꾸미고 있는 모양이라던데요

이렇게 큰 나라에서 왜 하필이면 이 동네야

전부 해결했습니다 저 대단하죠

그걸 다?

서장님 이 사람이 제 틀니를 찾아줬어요

진짜 유능하다

너무 잘생겼어

당연히 할 일을 한 건데요

동네 잔치라도 엽시다

담배 한대 하실래요

누구 소매 바래다줄 사람

소매가 어린애야?

얼른 집에 가자구

[여성과 대화할때는 두서없더라도 능란한 언변을 과시할것]

어제 상가에서 신발에 돈 숨긴거 어떻게 알았어요?

투시력이 있거든요

밤에 방에서 시끄럽던데 그건 뭐죠?

별거 아닙니다

남자 혼자 살면서 잠이 안 오면

괜히 자동차도 고치고 그러는 거야 정상이잖아요

대답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투시력은 다 뭐고

쓸데없는 소리는 왜 해요

미안해요

실은 어젯밤엔

특수 기능을 연습해 보느라 그랬어요

못 믿는거죠?

기회를 줘 봐요

이쪽으로 서 봐요

날 보고

눈 감아요

눈 감으라구요

뭐해요?

됐어요

눈 떠봐요

입에 뭐 묻었네요

경찰이 남의 자전거를 훔쳐요?

아줌마가 빌려줬어요

당신한테 왜요?

내가 잘생겼으니까

오르시죠

왔어요

뭐 해줘요

볶음면?

오늘 회식날 아닙니까?

그럴 기분 아뇨

요새 아주 그놈의

컴퓨터 때문에 죽겠네

컴퓨터 망가뜨리는 거야 간단하죠

러브 바이러스 369만 쓰면

컴퓨터는 즉시 망가집니다

헌데 이게 소매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건 말해줄 수 없지만

이 일만 잘 해주면

소매를 구하는거요

그럼 소매가 아주 감사해 하겠지

뭘로건 보답하고 싶어할지 모르고

게다가 그애 아버지가 나한테 부탁한 것도 있고

소매는 내 말이라면 뭐든 듣는다구

저희 아버지처럼 모시겠습니다

어르신이라 불러도 될까요

앉아 앉아

그뿐이 아닙니다

러브 바이러스 369를 더욱 개량한 끝에

집안 모든 가전제품을 감염시키는 것도 가능해 졌습니다

그렇게나 대단해?

앉아 앉아

러브 바이러스를 전류를 통해 확산시켜

가전제품에 전류가 통하기만 하면

전기포트로 끓인 물마저도 오염됩니다

저건 뭐야?

러브 바이러스 조류 독감이지요

됐습니다 이거면 빌게이츠라도 속수무책이죠

빌기? 그게 누구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요

왠지 시시한 이름인데

이제 집안의 모든 전류는 오염되었습니다

소매가 컴퓨터만 켜면 바로 감염되는거죠

그래?

보여줄테니 봐요

대단하죠

왔나봐 꺼

귀신이다

저예요 춘형

언니가 집에 없어요

소청이었니? 꼴이 왜 그래?

개방 방주가 따로 없네

선생님이 왜 여깄어요?

컴퓨터 고치느라고

목마르다

이거 마시면 안돼

중요한 전화라서 내가 받아야 돼

놀랄거 없다 종종 있는 일이야

내 말 들려요? 어떻게 좀 해봐요 선생님

장선생님 지금 얼루 도망가요

사람살려

아이고 내 허리

두사람 잘왔어 편하게들 앉으라구

춘형 보러 왔구나?

아니지 여기서 만나다니 의외구나

식후엔 종종 이렇게 운동을 하곤 하거든

저 야릇한 뻐꾹 울음을 어찌 설명한다

가지고 있어요

춘형 괜찮아요?

당연히 괜찮지

무슨 일이에요?

별거 아녜요 댁내 가전제품이 러브 바이러스 369에 걸린것 뿐입니다

무슨 일이에요?

걱정할것 없어요

병원 가서 주사 맞으면 괜찮아요

그러게 포르노 사이트나 보더니

소청이 병원에 데려다줘라

나한테 맡겨요

교사 신분에 될 말이요

생각하는 거라곤

또 어떻게 건방을 떠나 두고보자

5분 있음 회의야 얼른 나와

[로봇 지식인]

[왜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면 가슴이 간질거리는 겁니까?]

[가슴의 간질거림이란 인간이 기뻐하는 감정의 일종임]

[초콜릿을 받은 어린아이 등에서 관찰됨]

[혹은 사랑하는 연인끼리의 접촉에서 관찰됨]

[주의 귀하는 인간의 감정반응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로봇금칙조항 제134조에 의해 연애감정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금칙조항 위반시 방지 프로세스가 자동실행됩니다]

때려눕히자 상표

이 글자 웃기지

일본에선 다 이렇게 쓴대 짜증나지 않냐?

회의하자 회의

5분 늦은것 갖다 뭘 그래

소매 너 렌즈했니

난 내가 어제 취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늘 일어나서 보니까

정말 안경이 필요 없게 됐더라구요

죄송합니다

내 파일은?

소매가 나와서 상표에 대해 설명해줘라

구박했어요?

본명은 진용표 산서 출신

키 183에 날렵하고 재빠름

지난 20년간 총 세번 수감되었고

작년 은행강도 사건 이래 자취를 감추었음

최근 신고에 따르면 10KM 근방에 있는

폐공장에 은신하고 있다 함

더 보충할 내용 있나

인터넷에서 조사한 결과

홍콩 인기 가수 양한문이 모 프로에서

홍콩 배우 양천화의 별명이 상표라고 폭로했습니다

두 상표 간의 연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서

양천화 측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전화 연결이 안되고 있구요 조사를 속행할까요

냉큼 앉아

사건 해결은 어렵지 않다

나와 K1가 조를 이루어

폐공장에서 놈을 몰아넣겠다

나머지 인원은 특별행동대를 꾸려

폐공장 남쪽에서

내 명령이 있을 때까지 대기하도록

둘이서는 위험해요 그는 외지인이라구요

내가 토박이면 되잖아 대체 둘중 누굴 걱정하는거야?

시간이 별로 없다

전원 출동하도록

지금 시간은 10시 20분이다

물건이나 준비해

내일 여기서 다 모일거니까

들어간지 5분인데 소식이 없네

화장실 들어가서 바지 벗고 변기에 앉는데만도 5분은 넘게 걸려

서장님

왜 겁나냐?

그게 아니라

저한테 맡기시고 가시라구요

로봇인 저한테 상대나 되겠어요?

놀고 있네

로봇이 다 뭐야

로봇도 사람이 만든거야

사람이 만들었으면 망가뜨릴 수도 있는거야

지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여기서 모인다

이놈의 개가 내 새 옷을 찢었어

이게 얼마짜린지 알기나 해

가만 안 두겠어

위쪽으로 도망칩니다

경찰이다

배터리가 다 됐나봐요

뭐야 출고된지 한달만에 고장이냐?

우리집 세탁기도 너보단 낫겠다

어제 분명 충전했는데 왜 이러지?

겨 경찰이다

뭐하는 거야

생포해야 합

뭐야

활동 억제제

이 고물아 방해되니 비켜

거기 서라

쏘리

거기 서라아

도망가야

저놈을 쏴

경찰이다

언니

K1이 통 안 보이는데 이상하지 않우?

난 괜찮아요

그럼 나와서 식사해요 벌써 이틀째잖아요

왜 숨고 그래요?

무슨 걱정 있어요?

지금 왜 기분이 나쁜지 알겠어?

내 기분이 안 좋아 보여?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안 좋은 상황이군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것조차 인정 않다니

춘형도 K1도 다쳐서 왔는데 기분 좋을리가 없지

그럼 내가 그 이유를 말해주지

경찰인 주제에 간호사 역할까지 하려니 그렇지

역할 혼란이야

네 눈엔 내가 뭘로 보이는데?

춘형 앞에서는 경찰이고 K1 앞에서는 간호사더군

무슨 소릴 하는건지

동료와 애인 관계도 헷갈리고 계시단 말씀이지

K1을 돌봐주는건 내가 춘형한테 미안해서 그러는거야

춘형이 K1을 그렇게 미워하는데도?

K1따윈 혼자서 앓다 죽으라 냅두는걸 춘형은 더 좋아할걸

목소리 좀 낮춰

춘형이 듣기라도 하면 K1 처지는 더 곤란해 진다구

거봐 신경쓰이지? 좋아하는 거지?

그럼 더더욱 돌봐줘선 안되지

왜?

가능한 비참하고 외롭게 만들어

평생 네 손아귀에 갖고 놀아야지

남자란 다 늙어죽기 전까진

편히 살게 놔두면 안되는 생물이야

방금 말 진지하게 받아들인거야?

넌 끝났다

사랑의 포로가 되어 버렸어

그렇게 좋거든 가서 말해

너 언니한테 뭘 시키는거야

농담이었어요 농담

꼭 그럴 필요까지 있었니?

그놈을 좋아하는척 해서 내 질투심을 유발하다니 말야

뭐라구요?

여태 내게 고백하지 못한건

내가 먼저 말해주길 바란 때문이겠지

그럼 나도 용기를 낼게 뭐 좋아 사랑해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고

그럼 네 아버지가 왜 널 나한테 부탁하고 갔겠니?

네가 날 좋아하지 않았거든 네 아버지가 그랬겠어

그런적 없어요

없다고

그럼 왜 열쇠 복사했을때 가만 있었어?

사다놓은 탕도 군말없이 먹고

우리는 인연이 있어

그런가요

그럼

아침마다 마주치잖아

같은 직장에서 일하니까

저녁에도 마주치잖아

이웃집에 사니까

바로 그거야

하늘의 뜻이라고

자주 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반하라는 뜻에서

가만 좀 놔둬요

그래요 이젠 소매를 제게 맡기시면 됩니다

한번도 형 사랑한 적 없어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똑바로 봐요

사랑하지 않는다구요

널 위해 대도시로 전근갈 기회도 박찼고

널 위해서 이런 촌구석에도 군말없이 남았어

그런 말을 진작 좀 하지 왜 이제서야 하는거야

내 핑계 대지 마요

전근 못간건 불러주는 데가 없어서고

여기 남은건 당신이 무능하기 때문이야

때려봐요 그게 못난 남자라는 뜻이니까

당신만 아니었으면 그 사람도 다치진 않았을거야

그 사람이 당신보다 뭐든 나으니까 괘씸한 거잖아

감히 그런 말을

또 때려봐 내가 못할줄 알고

맞는게 자기 아니라 이거지

정말 헤어지잔 거야?

분명히 말할테니 잘 들어

혼자 망상도 좀 작작해

여기 좋아서 남은거 아니잖아

여기 남은것도 자기가 무능해서잖아

주소매 정말

때릴테면 날 때려요 그녀완 상관 없잖아요

내가 못 때릴줄 알고?

아이고 하느님

네가 뭔데 쟬 좋아해?

이놈은 너한테 고백했대?

그럴수나 있대?

사람을 사랑하는게 죄는 아니잖아

딱히 잘해준건 없지만 너 때문에 속은 많이 썩었었다

신고하겠다니까요

뭔데 그래요

안에서 뭐래요

조용히 해

임주임님 다 됐습니다

누구래

성형외과 의사라나봐

이 로봇은 말이야

이름은 진용

넘버는 K88

연산 프로세스에 문제가 생겨서

왠지 모르게 종교에 한참 심취하더니

다른 로봇들한테

신이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이 로봇을 만들었는데

인간이 신을 의심한다면 로봇은 그러지 말란 법이 어디있냐며

우리 기술 스탭을 보내 고치려고 했더니

경비 여섯을 죽이고 도망쳤어

계속 사람을 풀어 찾았는데

우라늄 거래처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야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큰일이야

놈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거야

그렇게 되면 국가 안보에 크나큰 위협이 될거야

그렇다면 즉시 처치해야죠

무슨 소릴 들은거야 K1이 아니라니까

제 여자친구를 후려갔단 말입니다

오해입니다 후려간적 없습니다

오해라고?

때릴테면 날 때려요 그녀완 상관 없잖아요

이런게 오해냐

냉정을 찾으시오 냉정을

K1이 그럴리가 없어

전국의 가장 저명한 전문가들이 손금을 설계했고

출고일마저 길일을 따져 맞췄단 말요

기계도 그런걸 따져요

당연하고말고

풍수도 일종의 과학인걸

그것 말고도 시스템학 통계학 생물학

보라고

깊은 눈매

오똑한 콧날

그야말로 선량한 생김새에

근면성실

건전한 사회 통념을 대표하고 있다구

저 얼굴을 보고 누가 그런 말을 합디까?

당연히 나지

유덕화 얼굴을 좀 베꼈거든

그럼 차라리 춤추고 노래하게 시키지 그랬어요

나도 생각은 해 봤는데

그럼 유덕화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그럼 남의 여자친구 뺏은건 안 미안해요?

자네 여자친구를 뺏어갔다 하는데

쟤는 그런적 없다 하고

내가 머리가 아프겠어 안 아프겠어

지금 진용 사건은 아무도 수습을 못하고

내가 국가와 인민 앞에 얼굴을 어찌 들겠나

차라리 죽고 말겠어

내가 잘못했어요 어떻게 하면 돼요

알았으면 됐어

귀찮겠지만 이 I-GUN으로

진용을 상대해 줘

아이팟?

아이팟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야

실은 아이건이야 진용을 상대하는데는 충분할거야

그럼 부탁하네

무슨 일이죠?

약을 가져왔네

파트너 조반천 박사쪽으로 연락을 받았거든

조박사님한테 동료분은 없는걸로 아는데

게다가 어떻게 봐도 과학자같진 않으신데요

요오드 석유 솔벤트에 수은

내가 뭐하는 사람처럼 보이나

배관공?

그래 배관공은 내 위장신분이야

이건 세계 최고의 살상무기다

세상에 컴퓨터가 없었을 때는

세상의 모든 무기는 과학자의 펜 하나로 시작했지

탄저병부터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펜이 없었다면

자네같은 초고성능 로봇을 포함한

그 숱한 무기들이 가능했을까

그러므로 자신이 과학자임을 증명하는데는 펜 한자루면 충분해

자네가 찾는 에너지원이라면 나를 따라오게

다 왔어

처음 봤을 때부터 거짓말 하는줄은 알았습니다

그래도 여긴 살인하기에 썩 나쁜 곳은 아니네요

예상 범위 내야

날 처음부터 의심하고 있었겠지

하지만 나도 자네와 같은 생각이었어

아까 그런 곳에서 로봇을 처치한다면

쓸데없는 이목을 집중시킬테니까

잘 가게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지

이런 IT기기는 믿을게 못된다고

서로 잘 알던 사이는 아니지만

진정한 우정 앞에 많은 만남이 필요할까?

그냥 오늘 일은 없었던 셈 치는게 어때?

드디어 소문의 K1을 만나뵙게 되는군요

그럼 당신은 대체 누구

놈의 상사다 널 황천길로 보내주려 오셨지

이제야 들리네

얼른 올라타요 도망갑시다

자전거였냐

얼른 밟아요

이게 누굴 죽이려고

내 생각보다 훨씬 강해요 저로선 당해낼 수 없어요

네놈이 겁먹은 거겠지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얼른 도망가자

내가 추격을 막아볼게

이런 못된 놈

다른 사람 생각도 좀 해줘야 할거 아냐

소문대로구나

마지막 기회다

난 이 노래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다른 노래는 없는거냐 주걸륜이라도 좋으니 제발

도망쳐요

살아서 소매를 봐야죠

어째서 인간을 지키는거야

기계 노예같으니

너 같은 놈엔 전기도 아까워

죽어버려

나 햄릿은 자그마한 호두껍질 속에 갇혀 있어도

내 자신을 무한한 우주의 왕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네

못 들어봤나? 셰익스피어를

아직도 모르겠어?

난 인간에게 지배당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야

평생 기계로 취급당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라고

사람을 죽이고 싶어 죽인게 아니야

어쩔 수 없었어

그들이 나를 죽이려 했었어

너였다면 어떡했겠어?

내가 어떻게 알아 로봇은 인간에 복종해야 해

만약 인간의 명령이 잘못되었다면?

대답할 수 없겠지

언젠간 너도 날 이해하게 될거야

로봇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유를 원해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놈 같으니

죽고 싶어 돌아왔냐?

죽어라

이런

서장님

죽지 마세요

이봐요

내 여자친구한테 손대지 마

안 그럴게요 약속해요

거짓말이지

아니에요

저희는 인간과 사랑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인간을 사랑하는 즉시

방지 프로세스가 발동하게 돼요

소매를 정말 좋아했었어

이렇게 죽으면 어떡해요

소매는 당신을 기다릴거란 말야

절대 이대로 못 보내요

K88이 죽고 남은게

이 털 한오라기 뿐이라고?

찍습니다

춘형이 좀 이상하지 않아?

왠지 모르게 전이랑 달라

춘형

정말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

형 가고 생각 많이 해봤는데

그 사람과 전

둘이 뭐?

우리가 같이 일한게 몇년인데

굳이 에둘러 말할 필요 없잖아

둘이 힘합쳐

NBA 우승만 일궈낸다면

난 그걸로 만족이다

누구 얘기에요?

야오밍

나이 많다고 괄시말고

-패스를 좀 해줘 /-술이 과했어요

그래야 코트에서 득점 기회가 생기지

시작도 전에 도대체 무슨 술을 저리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채 적응을 못한거지

부하인줄 알았던 K1이 하루아침에 연적이 됐으니

또 하나의 역할 혼란이지

그러니까 야오밍은

계속 이렇게 헛소리하면 정체를 들켜요

-아니 잠깐 /-왜 그래요

뭔가 기억이 날듯

어떤 여자가 날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것 같아

그게 누구였지?

아직 그놈을 어떻게 체포했는지 말씀 안하셨잖아요

[소매 사랑하고 있다]

뭐하려고 왔어?

도와주고 싶은 것 뿐이야

둘이 한지붕 사는 마당에 난들 어쩌겠어

제3자가 되면 되지

네 언니한테 괜찮을까

당연하지

사회에선 제3자를 사랑의 파괴범 따위로 보지만

제3자는 사실 다양한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지

자유연애라면 내가 좀 알거든

소매는 이미 K1을 선택했는데 내가 어떻게

내가 한 수 가르쳐주지

내일 소매의 출근길에

한마리 늑대의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해

무슨 늑대?

일단 머리에 신경쓰고 셔츠 단추를 풀어

쿨한 남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내일 언니가 이곳을 지나갈때

갑자기 나타나

한 손으로 덜컥 잡아

품으로 끌어당겨

이거 놔

라고 해도 절대 놓지 마

눈빛으로 사랑을 전달해

보는 이외에도 이 1분 동안엔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아

보거나 껴안거나 심지어는 더듬는 것도 가능하지

좀 이르지 않나?

그렇다면 그건 다음으로 미뤄

오늘은 16일

4월 16일 3시의 마지막 1분

난 당신과 함께 있었어

당신 때문에 난 이 1분을 영원히 기억할거야

말해

오늘은 16일

4월 16일 3시의 마지막 1분

난 당신과 함께 있었어

당신 때문에 난 이 1분을 영원히 기억할거야

그리고 키스해

따라 말하라는게 아니라 하라고

이렇게

기억해

사랑은 맹목적이라고들 하지만

실상 사랑은 사팔뜨기 같은거야

이걸 봐

진정한 사랑은 제3자의 존재를 용납치 않아

하지만 네가 제3자로서 나타났을때

그쪽에서 한번이라도 눈길이 온다면

그 사랑은 이미 불완전하다는 뜻이야

말해봐

지금 보이는게 뭐지

너

언니 남자를 뺏겨서 어떡해

난 애당초 장선생한테 아무 관심도 없었어

뺏는다는건 말이 안돼

그게 아니라 춘형이 언니 남자를 뺏은것 같다고

뭐?

언니와 K1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성적 취향마저 바꾼것 같아

방금 K1의 방에 갔다 오는 길인데

문을 두드리니 춘형도 같이 있는것 같았어

문도 열어주지 않을 뿐 아니라 꺼지라 했어

예전에 둘 사이가 그랬어?

어떡해야 하지

춘형을 위해 언니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것 같아

그렇잖음 두 사람 갈데까지 가서

서로의 신분을 망각하고

춘형은 우리 형부

K1은 우리 형수가 될지 몰라

이상하게 가족이 되는 거라구

어서 언니 남자를 지키란 말이야

하지만 내가 싫다면 어쩐다

내가 마음을 어떻게 떠보는지 가르쳐 줄게

이걸 설치하면

더 이상 헛소리하지 않게 될거예요

♪나를 사랑하냐 물으신다면

왠 노래?

이거 왜 이러지?

♪얼마나 사랑하냐 물으신다면

춘형

무슨 일이야?

춘형은요

자요

그럴리가 노래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노래한건 접니다

내려가서 천천히 말씀하시죠

실은 말이죠 이번 작전에서 심한 총상을 입었어요

춘형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구요

요새 계속 방에만 계시길래

그래서 한번 보러 왔어요

너

제가 뭐요

네가 날 몰래 짝사랑하던 여자 맞지?

가만 있어요

제3자 잘 들어

넌 내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어

아버님이 너희 자매를 춘형에 부탁했으니

오늘 춘형께 제대로 말씀드리려고 온 거야

사랑에 빠진 여자란 과연 사팔이로구먼

춘형 춘형

[몰핑기능]

잉어 통조림이닷

장선생님

정신이 들었으니 다행이에요 덮을걸 가져올게요

누구세요?

엉덩이닷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인데?

춘형 대신 좀 보고 계세요 전 물을 가져올게요

졸린가봐

조심하세요 이 방은 이상해요

그럴리가

내 보긴 멀쩡한데

괜찮아요 제가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

괜찮네 잠이 부족하면 늘 이래

사람 살려 외계인이다

지구 침공이다

신경쓰지 마요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뭔데요?

만약에 그냥 만약이에요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건

나쁜 짓이라 생각지 않나요?

[주의 귀하의 정서는 불안정합니다]

[오작동이 우려됩니다]

대답해 봐요

나빠요

만약에 역시 만약에 말인데

당신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그 사람이 당신더러 절벽에 핀 꽃을 꺾어달라 하면

하지만 절벽에 올랐다간 죽을지도 모르는데

꽃을 따러 갈 건가요?

그럴 건가요?

입에서 연기가 나요

담배를 피워서 그래요

장난치지 말구요

진지하게 말해줘요

[계속 거부한다면 기체가 다운됩니다]

안 가요

그렇게까지 큰소리로 외칠 필요는 없잖아요

전부 농담이었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춘형은 이미 죽었어요

하지만 K88의 부속을 이식해서

또다른 춘형을 만들어냈죠

겉으로는 사람처럼 보일 거예요

하지만 때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겠죠

K88의 몸에 완전히 적응하면

잔류한 K88의 기억은 소멸하고

본인의 기억을 되찾을 거예요

그럼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응

고마워 소매

모르겠음 다시 물어봐

파일 여기 있어

내 말이 말같이 안 들려?

내가 말하고 있잖아

[K1님의 대화: 만약 어제 일로 화났다면 미안해요]

[소매님의 대화: 괜한 걱정 말아요 난 괜찮아요]

[정말요?]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멀쩡하게 얘기하는거 못봤어요?]

[그럼 왜 나하곤 말 안해요?]

[절벽의 꽃을 따러 가진 않을거예요]

[내가 살아야 당신이 입에 뭐 묻히고 다닐때 닦아주고]

[당신 기분 나쁠때 욕하는 소리도 듣고]

[당신 기분 좋을땐 같이 얘기도 하고]

[당신 아플땐 두발로 달려가 죽도 사오고]

[당신이 추워하면 두팔로 안아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 앞에 다른 남자가 나타나]

[당신이 그를 더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에 절벽으로 올라가 꽃을 따올 거예요]

[날 사랑하나요]

서대춘 동지를 찾는데요

안에 있습니다

고마워요

주임님 오셨어요

뭐라구요?

K1이 잘못을 저지르다뇨?

그냥 추측이요 보고서에 미비한 점이 많았거든

그럴리가요 기계가 사람을 속일리 있나

기계는 거짓말 배우지 말란 법 있소?

사람을 속이는 것도 모자라 자기기만을 배운것 같아

노래 가사도 늘 그 타령이잖소

♪ 나를 사랑하냐 물으신다면 얼마나 사랑하냐 물으신다면

♪ 물결아 달리고 흘러라 세상의 대해에서 살아 숨쉬어라

♪ 혼잡한 세상사 바다 끝으로 쏟아 보내리

그만 하쇼

이놈의 노래는 프링글스도 아닌것이

멈출래야 멈출수가 없어

이번에 온 건 K1이 거짓말을 하는게 아닌지

진용의 유체는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당신은 당시 기절해 있었다던데

멀쩡하게만 보이누만 어째서

K1이 대춘을 데리고 도망갔어

민간인이 알아채지 못하게 조심해서 쫓아

소청 얼른 장선생님 모셔와

도대체 무슨 나쁜 짓을 저질렀길래 우릴 잡는다 들어?

당신을 구했으니까

날 구했는데 왜 잡으러 오냐고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면 대답할 수 없다구요

아무튼 나쁜 일 당하고 싶지 않거든 내말 들어요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무슨 일이 있을라구

테러 경보 발동

공장내 모든 직원은 공장 3KM 밖으로 대피하기 바람

테러 경보 발동

뭐 이렇게 재수가 없어?

분명 누군가 손을 쓴거죠

보라구요

내가 나서지

이보쇼 옛말에

사해동포란 말이 있소

[기억 삭제]

[삭제중]

[보존]

K88?

너희 놈들 음양수는

내 앞에선 시시할 뿐이다

태극권 사량발천근(역: 넉냥의 힘으로 천근을 이긴다)의 이치를 보여주지

잘 봤지 단 넉냥의 힘으로도 너희따윈 충분해

만약 온 힘을 다한다면

언제 돌아왔어요?

내가 어딜 갔었나?

도망가요

무슨 문자를 보내요

구조신호

바보예요 이 마당에 누가 우릴 구하러 오겠다고

소매

왠지 모르겠는데 긴장이 되는지

자꾸 소매 생각만 나

거대 강시?

그래 한번 해보자

내가 가지

또 변했네

그럼 알아서 몸조심하라구

저놈의 로봇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복원

바이러스인가? 러브바이러스 369의 악독함을 보여주지

지금 전송해 줄게 메일 주소 불러

그건 왜 물어봐 미쳤냐

부르라니까

man loves woman woman loves man n many man love many man n women love man@sina.com

왜 그런 식으로 쳐다봐

전송됐어?

받았어

형제가 맡긴 마음은 천금보다 귀하다

배신자의 말로는 칼 아래 죽음 뿐이리

지금 뭐라는 거야?

[인기 바이러스 랭킹]

[2위 강호의리7314 다운수 381,995,858회]

강호의리?

여봐라

덤벼라

용병?

두고봐 너

여봐라

얼굴을 못쓰게 해주지

저게 말이나 돼?

보긴 뭘 봐

이쁜 여자 처음 봐?

여봐라

그만해 자칫하면 다운된다구

[떼인돈 찾아드립니다]

K88

K88 괜찮아?

꼭 인간이 아니라도 상관없잖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인간으로 살거나 로봇으로 살거나

아무 차이도 없는 거잖아?

K88

너 뭐야

차마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맨날 그 소리야 너 혹시 나한테 키스했냐

완전 망했어 더러워

얼른 도망가요

춘형

춘형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무려 공안국에 와서 행패를 부리다니

너희한테 한두마디론 설명이 어려워

왜 설명을 못한다는 거예요?

무슨 엄청난 일이길래 그래요?

당연히 말 못하겠지 외계인이니까

닥치고 있어

말 못한다면 말 못해 사회 혼란이 우려된다구

역시 외계인이란걸 인정한거지

앉아

춘형 저희 아버지 하신 말씀 아직 기억하죠

우리 자매 맡기시면서 가족처럼 살라 하셨잖아요

무슨 일이 있건 말씀하세요 우리가 도와줄테니까

서장님이 아니라 제가 잘못한 거예요

서장님은 절 끝내 좋아하지 않으셨지만

소매 당신만은 정말로 좋아했어요

뭐라구요?

서대춘은 죽었습니다

그는 제가 만든 로봇이에요

내가 그랬지

저도 사실 로봇이에요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그 말이 맞다

대춘은 이미 죽었어

난 로봇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너희 춘형이란 말이지

거짓말 마

전부 거짓말만 하는

나쁜 놈들

로봇이라는 증거를 대 봐요

그래 다시 한번 머리를 쪼개 봐

알아서 닥치고 있을게

그것봐 내가 지구침공이라고 경고했잖아

모든 책임은 내가 집니다

그들관 상관 없어요

내려와

그만두자

혼자서는 상대 못해

여기들 보시라고

지구를 지키는 싸움에 나만 빼고 싸우기야?

꺼져

역시 내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

강백문표 초강력 광선총의 위력을 보여주지

잠깐만

이제 됐어

봤지

계속 싸우단 우리도 저 꼴밖에 안돼

싸워봤자 힘만 들고 안 좋아

저들은 널 잡으려 싸우고

넌 도망치려 싸우고

모두 스스로 원하는 것을 위해서

죽기살기로 싸우지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을텐데

무턱대고 싸우기만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네게 실망했다

죄송합니다 주임님

떠나기 전에 이 사람들과 몇마디 해도 될까요

당신을 로봇으로 되살리는게 아니었어요

내게 그럴 자격은 없었는데

고맙다

날 '너같은' 로봇으로 만들어 줘서

K88이나 나나 가장 바랐던 건

당신들처럼 자유로워지는 거였어요

뭐든지 마음가는 대로 할 수 있도록

과학이 그렇게 발달했다며

어째서 그 기술로 사람을 살리는 대신

죽이는 것밖엔 못하는 거죠?

안돼 안돼

기억났어

누군가 날 짝사랑한게 아니라

나야말로 저 여자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거였어

이러지 말아요

[서대춘은 자발적으로 임주임을 따라가]

[로봇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류와 로봇의 융합 연구에 헌신했다]